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어디까지 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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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목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는 오랫동안 기억과 사고 기능에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이 사용돼 왔습니다.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과 같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메만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약은 일부 환자에서 인지·기능 증상을 완화하거나 일정 기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완치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최근에는 치료의 방향이 한 단계 더 확장됐습니다. 레카네맙(lecanemab)과 도나네맙(donanemab)처럼 뇌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가 등장한 것입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이 두 치료제를 알츠하이머병의 질병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조절 치료(disease-modifying therapy)’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을 늦춘다’는 말은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새로운 치료제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레카네맙의 3상 임상시험인 Clarity AD에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이 참여했습니다. 18개월 후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CDR-SB 점수의 악화 정도는 레카네맙 투여군에서 1.21점, 위약군에서 1.6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치료를 받은 집단에서도 질환은 진행했지만, 진행 속도가 위약군보다 느리게 나타난 것입니다.

도나네맙 역시 1,736명이 참여한 TRAILBLAZER-ALZ 2 임상시험에서 76주 동안 위약보다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기능의 저하를 유의하게 늦추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치료를 두고 “치매를 낫게 한다”거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준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확인된 핵심 효과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일정 부분 늦추는 것입니다. 또한 서로 다른 임상시험에서 나온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어느 약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모든 치매 환자가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치료가 아닙니다.

미국 FDA는 두 약 모두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치료 전에는 실제로 베타아밀로이드 병리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4년 5월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와 경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허가했습니다. 당시 식약처는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에서는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치료 대상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단계와 뇌의 상태, 기존 질환과 복용 약물 등을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치료 효과만큼 부작용도 중요합니다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작용이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입니다.

ARIA에는 뇌 일부가 붓거나 액체가 축적되는 ARIA-E와 미세출혈이나 표재성 철침착 등이 나타나는 ARIA-H가 있습니다. 상당수는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는 두통, 혼란, 어지럼증, 시각 변화,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심각한 뇌부종이나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APOE ε4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homozygote)에서는 ARIA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FDA의 현재 처방정보에서는 치료 전 APOE ε4 상태를 확인해 위험도를 판단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MRI 검사를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FDA는 레카네맙 치료 환자의 안전성 자료를 검토한 뒤 2025년 기존보다 이른 시점의 MRI 검사를 추가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현재 미국 처방정보에서는 치료 전 MRI뿐 아니라 초기 투여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MRI를 시행해 ARIA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했다고 알츠하이머병이 정복된 것은 아닙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등장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전처럼 증상만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질병의 생물학적 과정에 직접 접근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가 실제 임상에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효과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고, 모든 환자가 치료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며 ARIA와 같은 중요한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장기간 치료했을 때의 효과와 안전성, 다양한 인종과 환자군에서의 결과 등 앞으로 더 확인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실제 레카네맙 임상시험 연구진도 장기간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치료 방법 자체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FDA는 2026년 7월 레카네맙의 피하주사 제형을 치료 시작 단계부터 환자나 보호자가 가정에서 투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확대 승인했습니다. 이는 치료 효과 자체의 변화라기보다는 장기간 반복 투여에 따르는 의료기관 방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투여 방식의 변화입니다. 미국에서의 승인 내용이므로 국내 허가·사용 방식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치료에 대한 기대를 정확하게 갖는 것입니다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할 때 ‘치매 치료제가 나왔다’는 표현만 접하면 병을 완전히 멈추거나 회복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 치료의 의미는 그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가운데 적절한 대상자를 선별해 질환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 이것이 현재 항아밀로이드 치료에서 확인된 핵심적인 역할입니다.

따라서 치료를 결정할 때는 약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인지,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ARIA를 비롯한 위험은 어떠한지 등을 의료진과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새로운 약의 등장은 분명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중요한 진전이지만, 좋은 치료는 새로운 약을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효과와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 및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 정보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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